진주
넓은 화초 잎이 투명한 진주를 머금을 때
인간은 자연을 닮으며 배워간다
기다림 노여움 서러움이 북받칠 때
가끔 토해내기도 하지만
천 일을 만 일을 기다려온 일들만큼은
쉽사리 그러지 못해 계속 품게 되는 법
넓은 화초 잎만큼 우주라도 광활하다면
좁다란 화분도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
기어코 수삽을 꺼내 다시 파내려는 일
더 큰 진주를 다시 품어보려는 일
글을 다시 쓰려 한다는 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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